이명박 대통령이 새해 국정 운영의 방향을 밝히는 특별연설을 했다. 문답 없는 일방적인 연설 방식도 그렇고, 뻔뻔하고 거짓스러운 정치적 수사가 난무하는 것도 그렇고, 변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안보 문제와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은 도발에는 단호하고 강력한 응징이 있을 뿐이라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대화의 문은 아직 닫히지 않았다며 북한의 태도 변화를 촉구했다. 하지만, 우리의 태도는 그대로인 채 북한의 군사적 모험주의만 비판하는 것은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대화와 협력은 상호 간의 노력이 동시에 이루어질 때만 가능한 것 아닌가. 그러면서 북한 동포들을 자유와 번영의 장정에 동참시키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은 전혀 현실적이지도 않을뿐더러 무기력하기까지 하다.
올해 5% 대의 고성장을 이루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은 ‘747 거짓 공약’과 다를 바 하나 없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세계 주요국들의 재정위기와 중국의 긴축정책 등 때문에 내년도 세계 경제 성장률이 3%대에 그칠 것이며, 한국의 국내총생산 증가율 역시 잘해야 4% 안팎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그럼에도, 유독 이명박 정부만 아무런 근거 없이 5%를 주장하고 있으니, 이것이 숫자놀음으로 국민을 현혹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지금껏 정부는 경제 성장이란 핑계로 부자 감세 등을 통해 부자들에게 더 큰 파이를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전체 파이가 커지지도 않았을뿐더러 그 효과가 서민과 중산층에게 전해지지도 않았다. 따라서 정부가 경제회복의 온기를 서민과 중산층이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 역시 거짓스러운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 것이다.
보편적 복지가 무차별적인 시혜를 베풀고 환심을 사려는 복지 포퓰리즘이라고 말한 것도 국민에겐 절망이다. 말로는 ‘삶의 질의 선진화’ 운운하면서 차별적 복지에 불과한 맞춤형 복지를 대안이라고 내놓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연설 끝 부분에 지금 우리가 국운이 융성하는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고 말했다. 정말 그런가. 국민은 지금 대통령을 잘못 뽑아 국운이 망해가는 현실에 절망할 뿐이다.
2011년 1월 3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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