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3월 9일 마포 나선거구(대흥동, 염리동)에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회당 조영권입니다. 한 달이 넘게 선거 운동을 해 오고 있지만, 저는 이번 선거 운동이 참 즐겁습니다. 마포어린이센터 공룡발톱 교장, 어린이집 운영위원장, 마을 소식지 편집위원, 주민 배우, 마포구의회 혈세관광 주민감사청구 대표 등 지난 수년간 이곳에서 주민들과 함께 해 온 풀뿌리 활동의 성과를 저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그렇습니다.

그런데 꼭 즐거운 것만은 아닙니다. 선거란 게 사람을 참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합니다. 누군가는 내가 지지하겠으니 숨겨둔 애인을 떼어 놓아 달라고 청탁합니다. 또 누군가는 자기 동생을 선거사무원으로 써 달라고 으름장을 놓습니다. 이런 게 사람 사는 모습인가 봅니다.
 

사실 이런 문제들이야 제가 지역의 유력 후보로 인정받고 있다고 자기 최면 걸고 현명하게 잘 대처하면 그만입니다. 그런데 최근 제가 어찌 할 수 없는 곤혹스러운 일이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제가 ‘주민참여정치 위한 마포지역 공동선거본부’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는 사태가 벌어진 것입니다.

지난주 월요일(5일) 진보신당의 한 당원에게 전화를 받았습니다.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이 제가 출마한 선거구에 출마한다고, 민주노동당이 마포 공선본에 그렇게 밝혔다고 말입니다. 저는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의 갑작스런 출마 소식에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마포 공선본에 관한 얘기는 그 전부터 들어 알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에게 공식적으로 제안된 바도 없었을 뿐더러 제가 출마하는 지역에는 겹치는 후보가 없어 적극적으로 참여하진 못했습니다. 더구나 제가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전에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을 통해 참여 의사를 밝힌 바 있었습니다만, 이에 대한 반응도 없더군요.

어쨌든 늦긴 했지만 제가 공선본의 후보와 맞서 싸우는 후보가 될 순 없겠다 싶어 목요일(8일) 공선본 회의에 참석해 참여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아쉽게도 민주노동당에서는 이 날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제가 받아들였던 이 날 회의 결과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선본에서는 그동안 ‘단일 후보를 낸다’와 ‘어느 한 조직도 후보가 완전히 배제되는 상황은 없도록 한다’는 두 원칙을 정해 왔다. 사회당이 참여하게 되면 민주노동당과 후보가 겹치는 지역이 발생하는데, 지금 상황에서 이 두 원칙을 어떻게 적용할지 공선본이 결정하기 어렵다.

2. 지금까지도 그랬듯이 후보조정 문제는 온전히 당사자 조직들이 정리해야 한다. 공선본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으니 민주노동당과 상의해서 결과를 내야 할 것이다.

3. 12일 기자회견에는 후보 조정 중이라는 단서를 달고 사회당 조영권 후보 이름과 민주노동당 윤성일 후보 이름을 동시에 올릴 수 있겠으나 이 역시 민주노동당과 먼저 협의해 합의해야 한다.

그래서 그 날 밤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저는 후보를 조정해야 한다는 원칙에는 동의하나, 지금 당장 이 자리에서 후보단일화를 전제할 순 없다고 말했습니다. 후보단일화는 제가 질 수 있는 경우를 상정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후보가 한 명인 사회당이 이번 선거에서 완전히 배제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윤성일 위원장은 당장 후보단일화에 합의하지 않으면 공선본에도, 기자회견에도 참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윤성일 위원장은 사회당의 기자회견 참여 여부를 다시 공선본에서 확인하겠다고 말했고, 그 결과를 다음날까지 알려주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아무리 기다려도 연락이 없어서 제가 먼저 연락했습니다. 윤성일 위원장은 후보단일화에 합의하지 않으면 기자회견에 참여할 수 없다는 원칙을 공선본 대표자들과 합의했다고 말했습니다. 나중에 알아보니 보도자료도 이미 그렇게 발송된 상황이었습니다.

황당합니다. 기자회견에 참여하고 싶은 의사를 밝혔는데, 된다 안 된다 결과 정도는 알려주는 것이 예의가 아닙니까. 저는 이 문제에 대한 공선본의 입장을 공식적으로 요청했습니다. 공선본은 11일(일) 저녁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보내왔습니다.

사회당 마포구위원회 조영권 위원장께서 “공선본에 동의하고, 공선본 취지에 동의하는데 이번 기자회견에 명단이 올라가지 않은 이유를 공식적으로 알려달라”고 말씀하신 것에 대한 답변을 보내드립니다.

마포지역 공동선거대책본부는 사회당 마포구위원회의 참여를 환영합니다. 다만, 공선본에서는 후보단일화를 원칙으로 하고 있습니다. 각 선거구에 단일 후보를 내기 위해 약 두 달이 넘는 기간 동안 각 정당은 조율과 협상을 했습니다.

조영권 위원장님이 예비후보로 등록한 지역에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이 등록할 예정입니다. 두 후보께서 후보단일화에 합의할 경우, 공선본은 두 후보를 적극 지지하며, 공정한 경선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함께 노력할 것입니다.

단, 이번의 경우 후보단일화에 대한 명쾌한 대답이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윤성일 위원장과의 후보단일화 합의가 이뤄진다면 언제든지 공선본과 함께 할 수 있습니다. 부디 두 후보의 단일화 협의가 원만하게 끝나, 사회당 조영권 위원장님도 공선본에 함께 하시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선거기간 내내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저는 이 메일을 받고 공선본에 들어가는 것을 완전히 포기했습니다. 후보조정이나 단일화 문제는 당사자 조직의 문제이니 공선본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밝혀놓고, 하루도 지나지 않아 민주노동당의 주장대로 무조건 단일화를 받으라고 말하는 공선본의 태도를 신뢰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뿐만 아니라 기자회견 준비 과정에서 저희의 요구에 대꾸조차 하지 않는 공선본의 행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저는 이러한 공선본의 태도에서 자신들만의 기득권만을 강요하는 패거리 정치의 쓴 맛을 느낍니다. 공선본의 목표가 지역 사회의 힘을 모으는 것이라면 보다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저는 공선본이 보다 열려 있는 자세로 더 많은 사람들과 정치세력들의 지지를 받는 조직이 되면 좋겠습니다.

저는 이제 공선본의 후보와 맞서 싸워야 하는 후보가 되었습니다. 참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선거를 끝까지 완주할 것입니다. 선거 공학에 의존하지 않고 온전히 저의 힘과 사회당의 힘, 그리고 지난 수년간 지역에서 활동하며 관계 맺어 온 주민들의 힘만을 믿겠습니다.


-----

인터넷 신문 레디앙에 기고된 실린 글입니다.
http://www.redian.org/news/articleView.html?idxno=18023

Posted by alternative
2010.6.21/다락방2010. 4. 9. 23:42

작년 이맘때 자전거를 사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동욱이 어린이집 데려다 주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차를 몰아야 하지만 공덕동에 있는 사회당 사무실과 염리동에 있는 공룡발톱을 오가기 위해서는 자전거가 꼭 필요했습니다. 그러나 늘 그랬듯이 이번에도 ‘눈팅’만 1년 걸렸습니다.

그러던 중 기회가 왔습니다. 제가 선거에 나가게 된 것입니다. 아내는 큰 맘 먹고 저에게 자전거를 허락했습니다. 저는 스트라이다를 택했습니다.

무엇보다 디자인이 강렬합니다. 3개의 알루미늄 파이프와 2개의 바퀴. 이것이 바로 자전거였습니다. 단순함의 힘이란 정말 대단합니다. 저는 이 친구가 선거 운동의 일등 공신이 될 것이라 직감했고, 그 직감은 적중했습니다. 제가 어깨띠를 메고 이 친구와 함께 등장하면 주민들의 시선은 자연스럽게 저에게 쏠립니다. 그 다음 제가 하는 선거운동이라곤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일 뿐입니다.

스트라이다는 기름이 묻은 금속 체인이 아닌, 케블라(Kevlar) 벨트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얼핏 보기에는 약해보이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방탄복 소재로 사용되는 케블라는 외부 손상이 없는 한 금속 체인보다 오래 사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스트라이다는 정장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자전거입니다. 주행 중 바지가 기름으로 더럽혀질 염려가 전혀 없기 때문입니다.

스트라이다에는 변속 기능이 없습니다. 그래서 사실 조금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제가 출마한 염리동이나 대흥동에는 고지대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아보니 오히려 스트라이다가 언덕길에 더 강하다고 하더군요. 스트라이다의 기어 비율이 어느 정도의 경사도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점, 차체가 짧고 가볍다는 점, 바퀴가 작다는 점 등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자전거를 처음 타보는 거라 이게 언덕길이라 힘든 건지, 아니면 제 하체가 부실해서 그런 건지. 그냥 힘들면 내려서 걷습니다.^^

스트라이다의 가장 큰 장점은 접고 펴기입니다. 스트라이다는 이 과정에서 나사나 레버를 조이거나 푸는 과정, 혹은 안장을 다시 조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전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접고 나서도 바퀴를 이용한 이동이 가능합니다. 접고 나면 차 트렁크에 쏙 들어갈 정도의 크기가 되며 대중교통 이용도 가능해 집니다.


제가 이번에 스트라이다를 타며 선거운동을 하면서 마음먹은 게 하나 있습니다. 우리 마을의 명물이 되자. 멀끔하게 생긴 청년 하나가 어깨띠 메고 요상하게 생긴 자전거 타고 여기 전기 다니면서 여기 저기 인사하고 다니더라. 뭐 이런 말들이 떠돌아다니게 만드는 것입니다.


그런데 쉽지는 않습니다. 제가 인사를 하면 자기에게 인사를 한줄 모르고 뒤에 누가 있나 싶어 뒤를 돌아보시는 분들이 한 두 분이 아닙니다. 그럴 때면 정말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지만, 그래도 주뼛주뼛하면 더 곤란해집니다. 제가 당당하면 당당할수록 제 인사를 받아주는 사람은 더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저를 알아보시고 인사를 받아주시는 그 날까지 스트라이다의 질주는 계속됩니다.







'2010.6.21 > 다락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닮고 싶은 라디오, 티볼리 오디오  (1) 2010.01.05
earth70  (0) 2008.10.29
Posted by alternative



지난 토요일 선거사무소에 반가운 분이 찾아왔습니다. 저와 함께 마을 소식지 편집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어머님이셨습니다. 그 분이 저의 선거운동을 돕겠다고 나선 어머님 두 분을 데리고 오셨습니다. 마을 어머님들 모임에서 제 이야기가 나왔고 저의 선거운동에 관심 있는 분들이 계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우선 시간이 맞는 두 분이 먼저 오시게 된 것입니다.

어머님들은 제가 어떻게 선거에 나오게 되었는지, 무슨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하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 때문에 아침 일찍부터 저녁 늦게까지 하루 종일 선거운동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며, 어떻게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있을지 걱정하시기도 했습니다.

물론 아침 출근 인사와 저녁 퇴근 인사에 참여하면 좋겠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분들이 저의 생각과 마음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거가 끝나고 나서도 저와 사회당이 그 분들과 계속 의미 있는 관계를 맺을 수 있다면, 이것이야 말로 이번 선거의 가장 큰 성과가 아닐까합니다.

'2010.6.21 > 2010 마포구의원 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만난 얼굴들  (0) 2010.04.03
꼭 만나고 싶습니다!  (0) 2010.03.26
총성 없는 전쟁터  (0) 2010.03.25
Posted by alternative


마포구의원 후보 조영권 선거사무소 개소식

꼭 만나고 싶습니다!

일시 4월 2일(금) 늦은 7시
장소 염리동 조영권 후보 선거사무소
문의 02-715-4592

아이들이 행복한 마포를 위해 조영권 후보가 출발했습니다. 안전하고 깨끗한 마을,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재개발, 일 잘하는 구의회를 위해 조영권 후보가 뛰기 시작했습니다. 함께 해주세요. 힘을 주세요. 우리 함께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갑시다.

'2010.6.21 > 2010 마포구의원 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조영권 후보 선거운동을 하겠습니다"  (0) 2010.03.30
총성 없는 전쟁터  (0) 2010.03.25
작은 수첩 하나  (0) 2010.03.24
Posted by alternative

오늘은 대흥동 민방위교육이 있는 날입니다. 그래서 아침에 마포구청에 갔습니다. 500석 규모의 강당에서 훈련을 한다고 하니 못해도 300명 정도는 오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8시 30분 강당 앞에 도착했습니다. 한산했습니다. 그런데 조금 더 있으니까 구청장 후보부터 시의원 후보, 구의원 후보까지, 강당 앞 공간이 후보들과 선거 관계자들로 넘쳐나기 시작했습니다.

그중에는 현재 마포구의회 의장인 이매숙 후보가 있었습니다. 이 후보는 제 명함을 받아들고는 “아, 우리 의원들 해외여행 간다고 뭐라 했던 분이군요”라며 저를 알아보시더군요. 아 글쎄, 그러고 나서는 제 앞을 떡하니 가로막고 명함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기가 막히더군요. 그래도 뭐 어쩔 수 있겠습니까. 저도 열심히 명함을 나눠드렸습니다.

구청장 후보 3명, 시의원 후보 1명, 구의원 후보 2명. 모두 6명의 후보들이 그 좁은 공간에서 명함을 나눠주는데, 이건 내가 주민이라도 받기 싫겠더라고요.

오전에 마포아트센터 앞 광장에서 열렸던 구세군 바자회에서도 똑같은 일은 반복되었습니다. 제가 처음 도착했을 때는 아무도 없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후보들이 우르르 몰려와 명함 전쟁을 벌였습니다.

앞으로 선거운동이 본격화되면 이런 일은 더 많이 발생하게 될 텐데, 참 걱정입니다. 주민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명함 배부 방법은 어디 없을까요?

이제 점점 선거 열기가 무르익고 있습니다. 제 지역구에는 벌써 5명의 후보가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그 중 현역 구의원 두 명의 사무실이 제 사무실에서 불과 10여 미터 떨어진 곳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3강 구도가 마련된 셈이죠.^^ 그 중 4선 의원의 슬로건이 의미심장합니다. 구관이 명관이다! 아, 이건 벌써부터 신관을 견제하는 건가요.^^

오후에는 아내와 함께 조산원에 다녀왔습니다. 5월에 둘째를 출산하는데, 가정분만을 하겠다고 합니다. 출산 과정이 더 자연스러울 뿐 아니라, 동욱이가 동생이 생기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면 좋겠다고 그럽니다. 선거 때문에 하나도 제대로 신경 써 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할 뿐입니다.

'2010.6.21 > 2010 마포구의원 후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꼭 만나고 싶습니다!  (0) 2010.03.26
작은 수첩 하나  (0) 2010.03.24
지역사회복지협의체에 바란다  (0) 2010.03.22
Posted by alternativ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