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아침에 둘째가 태어났습니다. 새벽 3시가 넘어 본격적인 진통이 왔고, 아침 8시 8분에 3.8kg의 건강한 남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이 날은 제 생일인데 이제 아들과 생일상을 같이 차려야하겠습니다.
가정 분만을 했습니다. 처음에 아내가 가정 분만을 하자고 했을 때, 꼭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 했는데, 하길 잘 했습니다. 동욱이가 함께 지켜보며 응원하는 가운데 아내가 출산할 수 있어 그 감동은 남달랐습니다. 동욱이도 동생의 탄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어찌나 동생을 아끼고 자랑하는지, 뭐 아직까지는 좋습니다. 보통 둘째가 태어나면 엄마를 뺏긴 박탈감에 첫째 아이의 질투가 장난 아니라고 들었습니다. 우리 동욱이의 동생 사랑이 앞으로도 계속되면 좋겠네요.
동욱이도 밤을 꼴딱 새웠는데, 둘째도 그랬습니다. 아마 병원에서 낳았으면 조금 더 빨리 낳을 수 있었겠지요. 촉진제를 주기 때문입니다. 고통의 시간이 길었던 것은 우리 아기가 세상으로 나올 준비가 덜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꼼짝없이 침대에 누워 있어야 했던 병원에서의 출산과 달리, 엄마와 아기가 편한 자세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어 첫째 때보다 허리 통증은 덜 했던 것 같습니다.
길었던 시간만큼이나 우리 아기도 힘들었을 겁니다. 엄마의 고통보다 아기의 고통이 더 크다고 합니다. 실제로 아기가 나오는 모습을 지켜보니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기가 엄마의 힘과 자신의 힘으로 골반을 빠져나와 이 세상을 만나는 순간, 저는 눈물을 참지 못하고 펑펑 울고 말았습니다.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주시겠지요. 태명은 동동이었습니다. 형인 동욱이가 그렇게 불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만약 제가 짓는다면 동아로 짓겠습니다. 어때요, 동아. 동욱이와 동아. 잘 어울리죠.
뜻은 이렇습니다. 동네 아이. 동네에서 너무 많은 이웃들의 관심과 축복을 받으며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아내가 아름다운 D라인을 뽐내며 만삭의 몸으로 선거 운동을 하고 다녀 동네에서 웬만한 분들은 우리의 출산을 다 알고 계십니다. 그 덕에 저도 유명세를 치룰 수 있었죠.
제가 어제, 그제 또 돌아다니면서 둘째가 태어났다고 자랑을 하고 다니자, 많은 분들이 마치 자기 일인 양 “경사났네, 경사났어” 하시며 축하하주셨습니다. 참 고마운 이웃들입니다. 누가 이렇게 많은 이웃들의 축하를 받으며 태어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아이 이름을 동네 아이, 동아로 지으면 딱 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튼 저희의 출산을 축하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둘째를 위해 아내가 쓴 편지를 소개해드릴게요. 아기가 이 세상으로 나와 처음 엄마 품에 안겼을 때 제가 읽어준 글입니다. 제 아내가 쓴 글이지만, 참 훌륭합니다.
아, 그리고 21일 금요일 저녁 6시 50분부터 진행되는 MBC <비하인드스토리>에 저희 가족 출산이 소개됩니다. 자연주의 출산을 소개하는 꼭지라는데, 어떻게 나올지 저도 궁금하네요. 많이 봐주세요.
동동아!
이제 너를 만날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 엄마는 또 가슴이 두근거린다. 우리 동동이, 세상에 나오는 순간까지 조금 아프고 힘들거야. 그래도 엄마가 동동이랑 같이 느끼고 숨쉬고 함께 할테니 우리 같이 힘내보자. 동동이가 태어나기까지 엄마, 아빠 동욱이 형아가 동동이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몰라. 이제 우린 4식구가 되겠지. 우리가 서로 사랑하고 지켜주며 아껴주고 응원하는 서로의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줄 거야.
그리고 동동이가 우리 가족에게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너의 탄생을 축복해주었는지 몰라. 그 축복만큼 건강하게 예쁘게 세상에 빛이 되는 동동이가 되었으면 해. 탄생까지의 고통보다 너를 맞이하는 우리 가족 모두의 기쁨과 사랑이 더 큰 것처럼 동동이가 앞으로 만나게 될 세상도 슬픔과 절망의 시간보다 기쁨과 행복, 희망의 순간이 더 크고 넓다는 걸 꼭 기억하고 살면 좋겠어.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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