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6.21/공룡발톱2013. 5. 3. 11:38

이번 어린이날, 장난감 말고 장난감생협 어때?

- 우리는 얼마나 많은 장난감을 사들이고 버리나



"아빠, 이제 몇 밤 자야 어린이날이야? 어린이날에 닌자고 꼭 사줘야 해." 


어린이날이 다가온다. 아이들이 갖고 싶은 어린이날 선물 1위는 바로 장난감. 아무리 장난감을 안 사주려고 해도 생일과 크리스마스, 그리고 어린이날은 절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집에 수두룩하게 쌓여 있는 장난감을 두고 또 사줘야 하나 고민이다. 게다가 아이들은 장난감을 몇 번 갖고 놀지도 않고 새것만 찾는다. 폭력적인 장난감이 아이들의 정서발달을 망치는 건 아닌지도 걱정이다.


장난감, 얼마나 사고 얼마나 버려지나


공룡발톱 인연공부방이 서울 마포구 서교동 인근 어린이집 부모를 대상으로 <장난감 이용에 관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도대체 우리가 얼마나 많은 장난감을 소비하고 있는지, 그중에서 얼마나 많은 장난감이 그냥 방치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설문은 가정통신문을 통한 서면으로 이뤄졌고 모두 136명의 부모가 참여했다.


우선 장난감을 얼마나 자주 사는지 물었다. 응답자의 40.4%가 2~3개월에 한 번씩 장난감을 산다고 대답했고 27.9%가 6개월에 한 번, 25%가 1개월에 한 번씩 장난감을 산다고 답했다. 1년에 한 번씩 산다는 응답자는 6.7%였다.


<표1. 장난감을 얼마나 자주 구입하십니까?>



다음은 1년 평균 구입 비용. 응답자의 39.8%가 11만 원~30만 원, 30.1%가 10만 원 이하라고 답했다. 31~50만 원은 15.4%, 51~70만 원은 6.6%, 71만 원 이상은 8.1%였다. 여기에는 200만 원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있었다. 모두 평균을 내보니 303,400원.



<표2. 장난감 구입에 드는 비용은 1년 평균 얼마입니까?>



아이들이 장난감을 사달라고 하면 잘 사주는 편이냐는 질문에는 75%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 이유로는 아이들이 금방 싫증 내서, 꼭 필요하지 않아서가 각각 31.6%로 나타났다. 그다음으로 정서적, 교육적으로 좋지 않아서가 21.3%, 가격이 너무 비싸서가 15.5%였다.



<표3. 장난감 구입이 망설여지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마지막으로 집에 있는 장난감 중에서 아이들이 사용하지 않고 그냥 방치되고 있는 장난감이 얼마나 되는지 물었다. 11~30%라고 답한 응답자가 39.9%로 가장 많았고 31~50%라고 답한 응답자가 24.4%로 그다음이었다. 51~70%라고 답한 응답자는 13.2%, 71% 이상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1%였다. 반면 10% 이하라고 답한 응답자는 17.6%였다. 이 역시 모두 평균을 내 보니 34%에 이른다. 결국, 우리는 일 년 동안 장난감 소비에 303,400원을 쓰지만, 그 중 34% 즉 103,156원은 그냥 버려지고 있는 셈이다.



<표4> 사용하지 않고 그냥 방치되는 장난감은 얼마나 되나요?



장난감으로 공유경제를!


"오늘날 지구 상에는 약 15억 대의 PC가 있죠. 사실 이 가운데 3분의 2는 꺼져 있는 상태예요.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기술을 이용하면 이런 비효율을 줄일 수 있습니다."


한 애널리스트의 말이다. 그는 지금까지 자본주의를 지탱해온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스템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에 전혀 다른 원리의 경제 체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공유경제(Sharing Ecnomy). 집을 공유하는 에어비앤비(airbnb)나 차를 공유하는 릴레이라이드(relayrides)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러한 공유경제는 타임스지가 선정한 '세상을 바꾸는 10가지 아이디어'에 이름을 올리며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새로운 경제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그렇다면 장난감은 어떨까.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그냥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장난감이 30%에 이른다면, 이야말로 공유경제의 원리가 절실한 것 아닌가. 장난감을 서로 나누고 공유해서 그냥 방치되거나 버려지는 장난감을 줄이는 것, 그래서 지속 가능한 사회를 위해 일조하는 것, 이것이 바로 장난감생활협동조합의 출발점이다.


아이들에게 진짜 놀이를 돌려주자


그런데 장난감생활협동조합은 비단 공유경제의 역할에만 그치지 않는다. 장난감생활협동조합은 장난감중독으로부터 아이들을 지킨다. 현재 우리나라 장난감 시장 규모는 연간 1조 원. 최근 몇 년간의 경제 위기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끊임없이 매출 신장을 이루고 있다. 게다가 날이 갈수록 선정적으로, 그리고 폭력적으로! 그리고 최근에는 '두뇌개발', '정서개발'이란 꼬리표까지 달고 우리를 현혹한다. 엄마, 아빠는 같이 놀아줄 수 없는 미안함을 장난감으로 대신하려 하지만, 같이 놀 상대가 없는 아이들은 오히려 장난감중독에 빠져 마음을 다친다.


그래서 장난감생활협동조합은 역설적이게도 장난감을 없애자고 주장한다.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장난감이 아니라, 함께 놀아 줄 친구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갖고 노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떻게 노느냐가 중요하다. 장난감 놀이 대신 접촉과 상호작용이 활발한 놀이를 늘렸을 때 아이의 주의집중 능력은 늘고 엄마의 양육 스트레스는 오히려 줄어든다. 장난감생활협동조합의 숨겨진 목적은 아이들에게 진짜 놀이를 돌려주는 것이다.


이제 곧 어린이날이다. 이번 어린이날, 장난감 선물 대신 장난감생활협동조합에 참여해보는 건 어떨까. 우리 아이들과 엄마, 아빠를 위해, 그리고 지속 가능한 우리의 미래를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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