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해면상뇌증(광우병)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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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해면상뇌증(海綿狀腦症, BSE;Bovine Spongiform Encephalopathy)은 소에게서 발생하는 치명적인 신경 퇴행성 질환으로, 흔히 광우병(狂牛病, 영어: mad cow disease)이라고 불린다. 이 질병은 소의 뇌와 척수가 스폰지(해면) 모양으로 변질되며 눈이 붉어지는 증상이 있다. 우뇌해면증(牛腦海綿症) 또는 우해면양뇌증(牛海綿樣腦症)이라는 용어도 쓰이지만, 대한민국의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은 "소해면상뇌증"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영미권에서는 나라마다 주로 사용하는 용어가 다른데 미국 언론은 주로 소해면상뇌증을 'mad cow disease(광우병)'이라고 부르나 영국 언론은 'BSE'라고 통칭한다. 구제역이나 우역과 같은 가축 질병 정도의 대량 발병 사태가 발생한 적은 없지만 인간에게 감염될 우려 때문에 관심을 끌고 있다.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variant Creuzfeldt-Jakob disease, vCJD)은 소해면상뇌증과 증상이나 병인체가 유사하기 때문에 소에게서 인간으로 전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우병은 약 4년의 긴 잠복기가 있으며, 동일한 환경에서는 약 4~5년 정도 자란 소에 가장 많은 영향을 준다. 가장 피해가 컸던 영국의 경우, 179,000마리가 넘는 소들이 감염되어 광우병 박멸을 위해 440만 마리의 소들이 도축되었다.
증명되지는 않았으나, 광우병은 소의 고기(뇌, 척수, 내장 등 포함), 또는 그 가공물을 먹은 인간에 전염될 수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 사람에게 발병하는 병은 크로이츠펠트-야코프병의 새로운 변종으로 알려졌으며, 2008년 4월까지 영국에서 163명, 기타 지역에서 37명이 사망하였고, 잠복기가 긴 광우병의 특성상 그 숫자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1989년에 위험성이 높은 고기에 대한 단속이 도입되기 전에 약 460,000 ~ 482,000 마리의 광우병에 감염된 소들이 인간의 푸드 체인 속에 들어왔다.
원인과 경과
소해면상뇌증이 발생한 근본적인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그 원인에 대해서는 소에게서 병인체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자체 발생했다는 설에서부터 소해면상뇌증과 유사한 질병인 스크래피에 걸린 양의 부산물로 만들어진 소 사료가 소해면상뇌증의 원인이라는 설까지 다양하다.
소해면상뇌증의 병인체는 프리온(prion)이다. 프리온을 이루는 단백질을 프리온 단백질이라고 하며, 프리온 단백질에는 알파 나선 구조로 되어 있는 세포 프리온 단백질과 베타 병풍 구조로 되어 있는 변형 프리온 단백질이 있다. 세포 프리온 단백질은 자연적으로 동물의 몸 속에서 발생하는 프리온 단백질로 감염능이 없지만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 감염능이 있어 감수성이 있는 숙주에게 질환을 일으키며 감염된 조직에 접촉하면 감염될 수 있다.
소해면상뇌증은 전염성 해면상뇌증(TSE;Transmissible Spongiform Encephalopathy)의 일종이며 전염성 해면상뇌증은 세포 프리온 단백질을 변형 프리온 단백질로 변형시키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동물에서 발병하고 건강한 동물이 변형 프리온에 오염된 조직과 접촉한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뇌 속에서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 동물의 몸속에서 자연 발생하는 세포 프리온 단백질을 감염력이 있는 형태인 변형 프리온 단백질로 변형시키고 이 변형된 세포 프리온 단백질은 다시 다른 세포 프리온 단백질을 변형시켜 변형 프리온 단백질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시킨다. 증가한 변형 프리온 단백질은 단백질 덩어리가 되어 조밀한 플라크 섬유를 형성하게 되고 결국 뇌 속에 미세한 구멍이 생겨 감염된 동물은 사망하게 된다.
비슷한 종류의 병으로는 양에게서 생기는 스크래피, 파푸아뉴기니의 포레족의 식인풍습으로 인해 발병한 쿠루, 사슴에게서 발생하는 광록병 등이 있다.
특정위험부위
특정위험부위(SRM)는 섭취할 경우 변형프리온단백질(PrPSc)에 의해 병을 일으킬 위험이 높다고 여겨지는 부위로, 그 기준은 나라에 따라 다르다. 미국에서는 두개골, 뇌, 3차신경절, 눈, 등골뼈, 척수, 등근신경절과, 편도선, 말초 회장(소장의 일부)이 포함되며, 일본에서는 척수, 배근신경절을 포함한 척추, 혀와 뺨 부위를 제외한 두부(구체적으로는 눈, 뇌, 편도 등),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가 특정위험부위로 지정된다. 이들 부위는 식용이 되는 경우가 적지만, 화장품 등에서 원재료로서 사용되는 경우가 있다.
소뼈를 사용한 스프(국물)에는 척수가 녹아 나온다. 소해면상뇌증의 감염실험에 쓰인 소의 골수에는 감염성이 검출되는 경우가 있으나, 가축으로서 사육되어 광우병에 감염된 소의 골수로부터는 감염성이 검출되지 않았다.(골수는 특정위험부위가 아니다.)
영국의 소해면상뇌증 대량 발병 사태
소는 다른 대부분의 가축들과 마찬가지로 초식동물이기 때문에 자연 상태에서는 풀이나 곡식을 먹는다. 그러나 산업화된 현대 축산 체계에서는 인공 사료들이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항생제, 호르몬, 살충제, 화학비료나 단백질 보충제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동물의 부산물을 이용하여 만든 인공사료를 단백질 보충제로 사용하는 관행은 1987년 이전부터 유럽에서는 널리 퍼져 있었다. 세계적으로는 콩이 가축에게 먹이는 가장 보편적인 식물성 단백질 보충제이지만 유럽에서는 콩이 잘 자라지 않기 때문에 유럽의 축산업자들은 대용품으로 가격이 낮은 소의 부산물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러한 관행이 소해면상뇌증의 확산에 기여했다. 단백질 사료에 대한 저온살균을 허용하도록 하는 영국의 법 개정이 유럽의 다른 지역과 달리 영국에서만 유독 대량 발병 사태가 일어난 중요한 원인이라는 유력한 주장이 있었으나 현재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영국에서 소해면상뇌증의 대량 발병 사태가 일어난 후 2004년까지 157명의 인간이 동일한 신경 계통의 증상을 보이는 변형 크로이츠펠트-야콥병(vCJD)에 걸려 사망하였다. 이 병은 소해면상뇌증과는 상관이 없고 1900년대 초부터 알려져 있던 크로이츠펠트-야콥병(CJD)과는 다른 병이다. 157건 중에서 148건이 영국에서 발생하였고 6건이 프랑스, 그리고 한 건이 이탈리아에서 발생했다. 아일랜드, 캐나다, 미국에서 발생한 변종 크로이츠펠트-야콥병은 모두 영국에 한 때 살았거나 방문한 적이 있는 사람들에게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