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가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목숨을 걸어야 하는 나라, 이번 투쟁에서 우리가 패배한다면 어차피 나를 포함해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 한 사람이 죽어서 많은 동지들을 살릴 수 있다면 그 길을 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故 김주익 열사 유서다. 김주익 열사는 지난 2003년 10월 17일 한진중공업 타워크레인 85호에서 스스로 목을 매 죽었다.
그 때도 사측의 일방적인 정리해고가 문제였다. 8년이 지났지만, 변한 것은 하나도 없다. 다만, 김주익 열사의 추도사를 눈물로 읽어 내려갔던 김진숙 지도위원이 크레인에 다시 올랐을 뿐.
故 김주익 열사와 뒤따라 목숨을 끊은 故 곽재규 열사, 이들이 죽음으로 말하고자 했던 진실은 단 하나이다. 수백, 수천억 원의 이익을 챙기면서도 노동자에게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는 자본의 추악한 탐욕을 끝내야 한다.
'정리해고자 1년 내 재고용'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권고안에 대한 노사 협의가 곧 열린다. 사측의 정리해고가 부당한 만큼 재고용은 올바른 해법이 아니다. 김주익 열사의 뜻에 비춰봐도 그렇게 할 순 없다. 이번 한진중공업 지회장 선거에서 확인한 조합원의 뜻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이 변하지 않은 만큼 우리의 싸움도 멈추지 않았다. 희망버스가 달리고 신자유주의를 끝내기 위한 전 세계 시민의 시위도 잇따른다. 故 김주익 열사의 죽음이 헛되지 않을 날도 곧 오게 될 것이다. 고인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도한다.
2011년 10월 17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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