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18일)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이 한진중공업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했다.
기업 총수가 국회 청문회에 출석한 것은 지난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이번 사태가 엄중하며 온 국민의 관심과 걱정이 크다는 뜻이다. 정리해고와 비정규직 등 신자유주의가 몰고 온 불안정한 삶으로부터 자유로울 국민은 단 한 명도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청문회는 실망 그 자체였다.
조남호 회장은 모르겠다, 죄송하다는 말만 되풀이할 뿐 정리해고에 관한 기존 입장을 전혀 굽히지 않았다. 무책임한 태도로 사태 해결을 위한 의지를 전혀 보이지 않고 있는 조남호 회장은 온 국민의 손가락질을 받아 마땅하다.
청문회를 준비한 국회도 마찬가지다. 영업이익과 주식배당 문제 등 기존에 밝혀진 사실만 다시 들춰냈을 뿐, 조남호 회장으로부터 정리해고 철회를 이끌어낼 결정적인 한 방은 존재하지 않았다. 이럴 바엔 뭐하러 청문회를 연 것인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다.
애초 정리해고 철회하라고 조남호 회장을 추궁할 게 아니었다. 청문회 한 번 열어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한진중공업만의 문제도, 조남호 회장 개인의 문제도 아니기 때문이다.
도대체 그 정리해고는 누가 만들었나. 조남호 회장의 정리해고만 나쁜 정리해고이고 없어져야 할 정리해고인가. 이 땅에 없어져야 할 정리해고가 한진중공업 정리해고뿐인가.
진정 이 문제를 올바로 해결하고자 한다면 정리해고 금지법부터 만들어야 한다. 비정규직 철폐법부터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신자유주의를 넘어설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조남호 회장은 물론이고 오늘 청문회장에 들어선 국회의원들까지 모두 그럴 준비가 되어 있는지 묻고 싶을 뿐이다.
2011년 8월 18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