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 사태에 대한 이명박 대통령의 과대망상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 10일 '금융시장 위기관리를 위한 비상대책회의'에서는 그리스 재정위기가 과잉복지 때문이라며 내년도 예산 편성 방향을 전면 재검토하라고 지시하더니, 어제 66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도 "정치권의 경쟁적인 복지 포퓰리즘이 국가 부도 사태를 낳은 국가들의 전철을 우리는 밟아서는 안 됩니다"라고 했다.
그리스를 비롯한 유럽 각국이 재정위기에 처한 이유야 여러 가지겠지만, 그 중 하나는 이번 위기가 금방 끝날 것이라는 정치인의 거짓말 때문이었다. 지금 이명박 대통령의 또 다른 거짓말이 우리의 위기를 가속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다.
유럽 재정위기 사태는 유로(euro)를 단일화폐로 사용하는 유로존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한다. 개별 통화정책을 사용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로존 가입국 간의 경제적 격차는 더욱 확대할 수밖에 없었다. 고질적인 국가부채 문제를 안고 있었던 그리스도 지난 2001년 유로존 가입 이후 경상수지 적자가 심화해 오늘에 이르렀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런 사정과 배경을 다 무시하고 오로지 과잉복지와 정치권의 포퓰리즘이 문제라고 말하는 것은 아전인수다. 복지재정 지출이 높은 스웨덴, 핀란드 등 북유럽 국가의 사례만 봐도 이명박 대통령의 주장이 거짓임은 쉽게 알 수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거짓 주장은 보편적 복지에 대한 흑색선전이자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2010년 국가부채는 공기업과 지방공기업 부채를 포함해 761조, GDP 대비 76%에 이른다. 여기에 GDP 대비 376%에 이르는 민간부분 부채까지 고려하면 사태는 더욱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부채 증가율이 더욱 커졌다는 사실. 2008년 6.1%였던 증가율이 2009년 기준 14.7%로 뛰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90조에 이르는 부자감세를 실시해 국가재정 악화에 부채질했다.
반면 정부의 복지재정 지출은 GDP 대비 7.5%로 OECD 평균 19.8%에도 못 미치는 최하위권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올해 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30%인 86조 원으로 역대 최대라고 핏대를 세우지만, 이는 노인장기요양보험, 기초노령연금, 국민연금 등의 대상자가 확대해 자연스레 증가한 눈속임에 불과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유럽의 재정위기 사태를 핑계 삼은 과잉복지 주장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부자증세와 보편적 복지로 시작해 내수 활성화와 재정건전성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구조를 확립하는 일이다.
2011년 8월 16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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