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평창으로 결정됐다. 언론과 정치권은 축제 분위기이지만, 무엇을 위한 올림픽 개최인지 따져보면 마냥 기뻐할 일이 아니다.
우선 환경파괴가 불 보듯 뻔하다. 이는 동계올림픽 개최 때마다 제기되는 문제로, 독일 뮌헨에서는 날씨 변화와 인공눈, 물 수요 급증, 환경파괴 등의 이유로 대대적인 반대운동이 벌어진 바 있다.
올해 초 강원도는 올림픽 유치를 위해 현행법상 개발이 불가능한 정선군 가리왕산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에 스키 활강 코스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는데, 현행법까지 어기면서 천혜의 자연환경을 파헤치는 게 과연 바람직한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지금 정치권에서는 앞다투어 특별법 제정을 외치고 있는데, 이렇게 되면 환경 보호를 위한 각종 규제는 눈 녹듯 사라져버리고 온갖 개발과 토목 사업이 난무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그럼에도, 정치권과 언론이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혈안이 된 건 이것이 대기업의 이해와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평창 동계 올림픽 유치위원회는 올림픽 개최로 약 29조 3000억 원의 경제적 가치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고스란히 대기업 배불리기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지 않고서야 현대차그룹, 대한항공, 한진그룹 등 굴지의 대기업들이 올림픽 유치에 돈줄을 댈 이유가 있겠나.
최대의 수혜자는 삼성이다. 범죄자 이건희가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원포인트로 단독 특별사면된 것은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반면 올림픽 준비를 위한 과도한 지출은 지자체와 국가 재정을 악화시킬 것이 뻔하다. 지난 밴쿠버 동계올림픽이 밴쿠버시와 국민에게 막대한 빚더미를 안긴 것을 똑똑히 기억해야 할 것이다.
노르딕 복합, 루지, 바이애슬론 등의 동계올림픽 경기 종목 다수가 국민에게 생소한 현실에서 올림픽이라는 대형 이벤트에만 몰입하는 게 바람직한지도 의문스럽다. 차라리 그 돈으로 비인기 종목 육성과 국민의 생활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겠나.
여러모로 볼 때, 환영할 만한 일은 거의 없다. 정치권과 언론은 국민을 현혹하는 호들갑 그만 피우고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선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바라봐야 한다.
2011년 7월 7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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