郁湖

롯데마트가 9일부터 동네 통닭집 가격의 1/3 수준인 ‘통큰치킨’ 판매를 시작했다. 롯데마트 측은 저렴한 가격으로 소비자들에게 ‘통큰’ 서비스를 하겠다고 하는데, ‘통큰’ 서비스가 될지 ‘통큰’ 강탈이 될지는 불 보듯 뻔하다. 파격적인 가격은 미끼일 뿐 결국 소비자는 다른 물건들을 구매하느라 더 크게 지갑을 열어야 할 것이다.

당장 동네 치킨집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매출이 줄어드는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신뢰 추락에 있다. 오죽하면 원가를 공개하고 나섰겠는가. 이들이 ‘통큰치킨’과 경쟁한다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다. 이는 마치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합쳐놓고 실력이 부족한 선수를 퇴출하겠다는 것과 똑같은 식이다.

문제는 대기업의 무분별한 확장을 쉽게 용인하는 경제 구조에 있다. 우리 헌법에는 국가가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과 적정한 소득 분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경제에 관한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헌법 119조 2항) 이러한 사회적 시장경제질서가 필요한 것은 중소기업과 골목상권의 몰락이 소비의 활력을 떨어뜨려 결국은 국민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얼마 전 국회에서 통과된 유통법과 상생법은 대형유통회사의 횡포를 막기 위한 시작에 불과하다. 정부와 국회는 서둘러 후속 논의에 착수해 골목 상권을 지킬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내와야 할 것이다.

2010년 12월 10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