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칸쿤에서 개최된 제1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가 폐막했다. 기후변화 취약국가들의 재정지원을 위한 ‘녹색기후기금’을 2020년까지 조성키로 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칸쿤합의’를 이끌어내긴 했으나, 실질적으로는 지난 코펜하겐 총회와 마찬가지로 알맹이 없는 총회였다.
우선 최대 현안인 교토의정서 이후 각국의 구속력 있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제시하는 데 실패했다. 미국을 비롯한 이른바 선진국들은 교토의정서 체제를 끝내고 개발도상국까지 포함하는 단일한 감축 목표 체제를 주장하고 있으나, 기후변화의 일차적 책임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들에 있다는 점이 명확한 만큼 이들 국가의 과감한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선행되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이것이 가능할 때 한국을 비롯한 중국, 인도 등의 국가에서도 적극적인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뒤따를 수 있다.
지구 온도 상승
억제를 위한 구체적인 수치도 문제다.
이번 합의는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
이내로 억제는 ‘긴급 행동’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대기 중 CO2
농도 수준과 관련해 IPCC(유엔
정부 간 기후변화위원회)
4차 보고서가 권고한 450~550ppm에
따른 온도 상승 메커니즘이다.
하지만, 이러한 기준으로는 지구를 살릴 수 없다는 비판이 일반적이다. 수많은 과학자는 CO2 농도 수준을 450ppm으로 설정하면 아프리카와 남태평양의 수많은 도서국은 해수면 상승으로 잠기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이로 인해 CO2 농도를 350ppm으로 하향 조정해야 한다는 ‘350운동’이 전 세계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구를 살리는 일에 타협이나 조정은 있을 수 없다. 생색내기식 합의도 더는 필요 없다. 기후변화를 불러온 구조적인 문제와 원인에 대한 진지한 성찰과 이를 해결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기후변화가 자본주의 시장의 실패를 반증하는 것이라면, 그 해결책은 분명히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2010년
12월 13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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