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3·8 세계 여성의 날’이다. 103년 전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노동기본권과 선거권을 쟁취하기 위해 거리로 뛰쳐나온 것을 기념하며 해마다 여성의 권리를 위해 싸우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2011년 오늘을 사는 여성의 처지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온종일 온갖 허드렛일로 고생해야 하는 청소노동자는 비정규직이라는 불안과 최저임금이라는 고통 속에서 살아야 하고, ‘성접대’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고발한 한 연예인의 죽음은 2년이 지나도록 진실조차 규명되지 않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둔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여성이 인간으로서 온전한 권리를 누릴 수 있으려면 무엇보다 양질의 일자리가 보장돼야 한다. 여성의 임금은 남성의 63% 수준으로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이다. 그리고 전체 여성노동자 중 비정규직의 비율은 70%에 달하고 있고, 이들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중 25%는 최저임금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여성고용대책이란 핑계로 ‘유연근무제’를 확대하고 있다. 이는 그나마 있는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극악무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출산과 양육의 책임을 전적으로 여성에게 미루는 사회 분위기도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보육과 교육의 공공성이 획기적으로 강화돼야 한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는 저출산의 책임을 여성에게 돌리며 소리만 요란한 빈 수레 정책으로 무조건 아이를 낳으라고 강변한다.
이뿐만 아니라 돌봄 노동에 대한 사회적 책임 강화,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결정권 보장, 성폭력 등 여성에 대한 일상화된 폭력의 근절 등 해결해야 할 문제가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우리에게 오늘은 달력 속에 동그라미 쳐진 하나의 기념일에 그치지 않는다.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싸웠던 103년 전 오늘처럼, 우리에겐 하루하루가 모두 여성의 날이다.
2011년 3월
8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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