郁湖

하나금융지주가 론스타로부터 외환은행 지분 51.02%를 인수하게 됐다. 론스타는 이번 계약으로 4조 7000억 원가량의 매각 차익을 챙기게 된다. ‘먹튀’ 론스타의 놀음에 ‘눈 뜨고 코 베이는’ 상황을 맞이한 셈이다.

문제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소유한 그 자체에서 비롯된다. 산업자본 론스타가 은행지분 4%(2003년 인수 당시, 현재는 9%) 이상을 소유한 것은 명백히 은행법을 위반한 불법이다. 그런데도 금융당국은 이에 대한 판단을 3년 동안 보류했고, 그 사이에 론스타는 보유 지분 51.02%를 높은 가격에 팔고 나가는 ‘먹튀’를 공공연히 저지를 수 있었다.

제대로 된 과세도 이뤄지지 않았다. 론스타는 지난 2007년 외환은행 지분 일부를 매각해 1조 1928억 원의 수익을 챙겼고, 국세청이 이에 10%의 법인세를 원천징수했다. 하지만, 론스타는 지분 매각의 주체가 국내에 없다며 버텼고, 아직 행정소송이 진행 중이다.

문제는 론스타 코리아가 2008년 폐업했다는 것. 국세청은 과세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지만 최악에는 하나금융이 세금 원천징수를 당할 수 있고 부과세금도 증권거래세 230억여 원에 불과할 수 있다고 하니, 이처럼 불공정한 거래가 또 있겠는가.

하나금융도 론스타와 다르지 않다. 하나금융은 이번 외환은행 인수를 위해 칼라일그룹 등의 사모펀드와 조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렇게 되면 탈세와 대규모 정리해고, 그리고 고배당으로 말미암은 자산 빼먹기 등 론스타가 저지른 전철을 고스란히 되밟게 될 가능성이 농후해진다.

금융당국은 하나금융의 외환은행 인수를 이대로 지켜보고만 있어선 안 된다. 론스타의 자본 성격에 대해서도 판단을 빨리 내리고, 하나금융의 자금조달에 대해서도 건전성 감독을 시행해야 한다. 그뿐만 아니라 더는 은행이 ‘먹튀’ 자본의 놀이터로 전락하지 않도록 투기자본에 관한 규제 방안도 시급히 재정비해야 할 것이다.

2010년 11월 26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