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미국의 핵 전문가 지그프리드 헤커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 소장을 통해 원심분리기 수백 대를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했다.
북한은
1993년
NPT 탈퇴
선언 이후부터 고농축우라늄에 대한 강한 집착을
보여왔다.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영변 핵시설이
차단될 경우를 대비해 새로운 핵무기 개발 루트를
확보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북한은 고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의
존재를 한사코 부인해왔다.
한국과 미국은 지난 2007년
6자회담에서
합의된 핵 목록 신고대상에 이것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북한은 끝내 신고를 거부했다.
북한의
처지가 바뀐 것은 유엔안보리가 2009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2차
핵실험에 대해 결의안을 채택하면서부터이다.
이때 북한은 외무성 성명을 통해
우라늄농축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리고 마침내 공공연한 비밀이었던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은 세상에 그 모습을 드러냈고, 북핵 문제는 6자회담에서 북핵 폐기를 합의했던 지난 2007년 2·13 합의 및 10·3 합의 이전 시대로 퇴행하는 비극을 맞이하게 됐다.
지금까지 북핵 역사를 돌아보면 북한의 핵 카드는 항상 미국과 한국이 대화를 거부하고 강경한 태도를 보일 때 나타났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타개할 목적으로 핵 카드를 자꾸 꺼내 드는 것도 문제지만, 북한의 핵 포기를 대화의 전제조건을 요구해온 미국과 한국의 대북정책도 문제가 많다. 지난 2009년 4월 미국의 전문가들이 영변을 방문했을 때만 해도 원심분리시설이 들어서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안보리 결의안 1874호 등의 대북 제재는 북한의 핵 능력을 저지하기는커녕 오히려 키워왔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하지만, 당장 미국의 오바마 행정부나 이명박 정권이 대북 정책 기조를 바꿔 대화에 나설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이는 매우 유감스런 일이다. 대화가 선행되지 않는 한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북핵 문제는 결국 북한의 핵 폐기와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묶어 동시 행동의 원칙으로 이행할 수밖에 없다.
대화가 지연되면 자연스럽게 강경 모험주의가 고개를 내밀게 된다. 김태영 국방장관이 22일 국회에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공개한 것에 대해 ‘미국 전술핵 재배치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 대표적인 예다. 탈냉전시대를 맞아 이미 철수된 미국의 전술핵을 다시 배치한다는 것은 현재의 국제관계나 그간의 비핵화 역사를 깡그리 무시하는 무지의 소산이자 우익 모험주의의 전형이다.
이명박
정부는 실패로 입증된 그간의 대북 정책을 버리고
대화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어렵겠지만 대화만이 유일한
해결책이다.
2010년
11월
23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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