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스위스의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주관하는 '세계 7대 자연 경관'에 선정됐다. 제주도가 절대 비경을 지닌 천혜의 섬임은 분명하지만 '세계 7대 자연 경관' 선정은 축하할 일이 아님을 밝힌다.
우선 자연의 아름다움을 인기투표로 순위 매김할 수 있다는 생각부터 동의할 수 없다. 제주도는 제주도대로, 하롱베이는 하롱베이대로, 또 갈라파고스는 갈라파고스대로 그 나름의 각기 다른 아름다움이 있는 것이다.
더구나 이번 투표를 주관한 '뉴세븐원더스재단'의 공신력에도 강한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뉴세븐원더스재단'이 UN의 공식 파트너가 아니라는 사실과 인도네시아와 몰디브가 이 재단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요구받았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또 인터넷 투표로 수집된 개인정보가 다른 영리기관에 보관된다는 점, 광고와 통신사로부터 막대한 수익을 올리고 있단 점 등을 볼 때 상업주의의 의혹을 벗어던지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정부는 이번 '세계 7대 자연 경관 선정 투표'에 열을 올렸다. 영부인 김윤옥 씨가 범국민추진위 명예위원장을 맡았고 이명박 대통령도 직접 투표를 독려했다. 국회에서는 '제주 선정 지원 촉구 결의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제주도는 공무원을 총동원해 7300만여 건의 전화투표를 했다고 한다. 전화 비용만으로도 30억 원을 책정했다. 정말 황당하고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정말 제주도를 사랑하고 그 아름다움을 뽐내고 싶다면 '세계 7대 자연 경관 투표'처럼 얼토당토않은 일에 골몰할 게 아니라 해군기지 건설부터 철회해야 한다. 해군기지 짓겠다며 유네스코가 생물권보존지역으로 정한 강정마을 해안가 구럼비 바위를 파괴하면서 '세계 7대 자연 경관'이라니, 절대 이해할 수도 용납할 수도 없는 일이다.
2011년 11월 12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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