郁湖

교육과학기술부가 간접적 체벌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인성 및 공공의식 함양을 위한 학교문화 선진화 방안’을 발표했다. 교과부는 학생인권조례 제정과 체벌금지 조치 이후 교육 현장의 혼란을 극복하고자 이번 방안을 제출하게 됐다고 밝혔는데, 과연 누가 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교과부는 체벌 문제와 관련해 도구나 신체 사용의 직접적 체벌은 금지한다면서 교육적 훈육인 간접적 체벌은 학칙으로 허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체벌을 직접적인 것과 간접적인 것으로 나누고, 간접적인 것은 교육적 훈육이니 인정하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궤변이다. 그것이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간에 학생이 육체적인 고통과 정신적인 모욕감을 느낀다면 그것은 전부 다 그냥 체벌인 것이다.

교과부가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논리를 펼칠 수 있는 것은 우리가 체벌과 폭행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교사에게 두들겨 맞는 것은 체벌이 아니라 폭행이다. 그리고 폭행은 어떤 상황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 폭행을 가하면서 교육적 훈육이니 간접적 폭행이니 운운하는 게 어디 가당키나 한 일인가.

지금 학생과 교육 현장에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은 체벌을 금지한 학생인권조례가 아니라 교육 자치를 무시하고 있는 교과부이다. 이럴 거면 도대체 뭐하러 돈 들여 힘들게 교육감 선거를 했었나. 차라리 교과부를 없애 버리는 게 교육 정책의 혼란을 막는 방법이겠다.

교과부는 학생인권조례를 무력화시키는 ‘학교문화 선진화 방안’과 법령 개악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

2011년 1월 18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