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당 대변인2011. 8. 3. 17:11
일본 자민당 국회의원 3명이 울릉도를 방문하겠다고 나선 데 이어 일본 정부가 독도를 자국 고유영토라고 표기한 올해 '방위백서'를 통과시켰다.

일본이 독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우리가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이상 과잉 대응은 삼가는 것이 옳다. 특히 반일감정에 기댄 민족주의적 대응은 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다.

그럼에도, 정치권의 과잉 반응은 여전했다. 이재오 특임장관은 아예 울릉도를 직접 방문해 보초까지 서며 "일본 방위백서를 완전히 소각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주장했다.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도 예외는 아니었다. 민주노동당 우위영 대변인은 자민당 의원 방문을 침략행동으로 규정하고 "이번에 만약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울릉도 방문을 방치하게 되면, 다음에는 일본 어선이 독도 역내로 들어오게 될 것이며, 결국 일본 자위대가 독도침탈을 감행하지 말란 법이 없다"라고 엄포를 놓았다.

그러니 "일본이 독도를 국제분쟁 지역으로 삼으려는 야욕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독도 경비를 경찰에서 국군인 해병대로 전환하고 울릉도에 해군기지를 건설해야 한다"라는 보수단체의 주장을 무슨 수로 반박할 수 있겠나.

일본이 독도를 분쟁지역으로 만들려는 것은 과거사 문제를 덮고 군국주의를 부활시키고자 하는 불순한 의도에서 비롯한다. 따라서 우리가 이 문제에 대해 일본을 비판하는 것은 단순히 독도가 우리 땅이어서가 아니라 이것이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독도가 자기 땅이라고 우기는 일본 정부나,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지어야 한다는 한국 정부나 매한가지이다. 제주도 해군기지 건설 역시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미국의 패권정책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군국주의에 강하게 분노하면서도 한사코 제주도에 해군기지를 지어야 한다는 모순, 혹은 제주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면 안 된다고 반대하면서도 독도를 지키기 위해서는 군사적 대결을 무릅쓰겠다는 이 지독한 모순을 하루빨리 극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동북아 분쟁의 한가운데에서 비극적인 나날을 보낼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11년 8월 3일
사회당 대변인 조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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