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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6.11 [610 춧불집회] 불복종이 승리했다
2010.6.21/EOS3052008. 6. 11.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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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들어서자 제일 먼저 눈에 뜨는 것은 청와대를 가로막은 컨테이너 박스들, 명박산성이다. 용접에 말뚝까지 박아 와이어로 묶어 놓은 철옹산성이다. 암튼 오늘 촛불집회의 가장 큰 화두는 이 명박산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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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집회는 60만 명이 참가했다. 네티즌부터 넥타이부대까지 참가자들도 다양했다. 그 중  수년님들의 행진이 돋보였다. 이명박 장로를 비롯한 보수 기독교 세력들이 온 국민들을 사탄으로 몰며 이 나라를 하나님 나라에 봉헌하고 있는 마당에 이들의 행동이야 말로 영양가 만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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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 한쪽에선 주최 측과 자원 활동가들이 촛불 만들기에 한창이다. 촛불 만들기의 달인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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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가 조금 넘어 집회가 시작했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남대문까지 태평로는 촛불의 강이 되었다. 헬기에서 찍지 않는 이상 이 강의 전체 모습을 카메라로 담기란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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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당은 조선일보 앞에 부스를 차리고 손피켓를 시민들에게 나눠줬다. 대학생사람연대와 함께 시민들이 직접 쓰는 손피켓을 나눠주기도 했는데, 온통 조선일보 욕이다. "조갑제 한 대 맞자", "이명박의 융털같은 놈들", "조선이 신문이면 벼룩시장이 뉴욕타임즈다" 덕분에 조선일보 건물 입구는 초토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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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시 쯤일까. 행진이 시작됐다. 한 무리는 서대문 쪽으로, 또 한 무리는 종로 쪽으로 이동한다. 한 시간을 같은 장소에서 기다려도 대오의 끝이 보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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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자연스럽게 광화문으로 다시 모인다. 그리고 광화문은 축제의 광장으로 변한다.

이곳은 미술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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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적인 공연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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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즐거운 놀이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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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다방에선 시민들에게 무료로 따뜻한 차를 나눠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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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들은 자발적으로 거리 청소에 나서고 심지어 분리수거까지 해낸다. 서울꼬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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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 주위에선 비폭력 시위에 관한 토론이 한창이다. 그리고 대형 스티로폼을 이용해 무대를 만들고 자유발언을 이어간다. 오늘 우리는 저 컨테이너 바리케이트에 올라설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결국 1차 진입을 시도한다. 경찰이 설치한 컨테이너 바리케이트는 그들이 정해 놓은 통제라인이다. 시민들은 그 통제를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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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 것은 중요하다. 이건 일종의 모래성 게임 같은 거여서 폭력이라는 깃발이 먼저 넘어 트리는 자가 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가 비폭력 기조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은 이 싸움의 승패를 가늠 하는 중요한 열쇠이다. 하지만 단순히 폭력을 수반하지 않는 것만이 평화는 아니다. 그런 소극적인 평화를 넘어 우리에게 제약된 평화까지 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가는 적극적인 평화가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불복종이다.

동이 터올 무렵 컨테이너 바리케이트는 결국 시민들에게 함락됐다. 깃발을 흔들고 대형 현수막을 펼쳤다. 소통의 정부, 이것이 MB식 소통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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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시가 넘어서고 출근시간이 다가오자 경찰이 해산작전에 들어간다. 병력이 배치되고 시민들은 광화문 사거리에 갇혔다. 그래도 우리는 끝까지 연좌시위를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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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시가 넘어 병력은 철수했다. 그리고 명박산성도 해체됐다. 오늘 우리의 불복종은 승리했다. 촛불아 모이자. 될 때까지 모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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