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력 : 2009.08.05 00:45
지난달 3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의 무료 공부방 '마포어린이센터 공룡발톱'에 모인 초등학생 10명이 자원봉사자 고등학생 13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글자 없는' 그림들을 보며 이야기를 만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개구리로 변한 마녀가 자신이 변한 줄도 모르고 '여어~ 잘생긴 오빠'라고 부르고 있어요." "마법에 걸려 개구리가 된 공주님이 찾아왔는데 왕자님이 몰라보는 것 같아요."
이 모임은 현직 교사 75명으로 구성된 비영리 독서문화단체 '책따세(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가 마련한 '제1회 책따세 자원봉사학교'다. 이 단체가 지난달 21일 저소득층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 줄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자 서울, 부천, 고양 등지에서 고등학생 20명이 자원했다. 책따세 교사들의 지도를 받은 자원봉사자 고등학생들은 지난달 29일부터 나흘간 공부방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한편, 시각장애인을 위한 오디오북(소리로 들을 수 있도록 녹음한 책)을 녹음했다.
- ▲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마포구의 무료공부방 ‘공룡발톱’에서 자원봉사자 고등학 생들이 공부방 어린이들과 함께 그림을 보며 이야기를 구상하고 있다./박순찬 기자 ideachan@chosun.com
이날 학생들은 책따세 교사들이 기증한 그림책 50여권을 공부방에 전달하고, 4시간 동안 공부방 아이들과 함께 그림책을 보며 이야기 짓기를 도왔다. 이수정(37·양일중 국어교사)씨가 "10분 남았어요"라고 하자, 여기저기서 초등학생들이 "안돼요. 시간 좀 더 주세요"라고 아우성쳤다.
봉사에 나선 안상영(17·능곡고 2년)군은 "선생님이 되는 것이 꿈"이라며 "처음엔 어떻게 말문을 꺼내야 할지, 아이들이 잘 참여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걱정이 많았는데 아이들이 잘 따라줘서 즐거웠다"고 했다.
공룡발톱 책임자인 조영권(34)씨는 "우리 공부방 아이들은 상대적으로 책을 접할 기회가 많지 않다"며 "이렇게 자원봉사 해주시는 분들의 손길이 절실하고 또 감사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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